전문 변호사 찾기

무슨 무슨 전문이라고 말하는 미국 변호사들이 많지만, 실제로 미국의 로스쿨에는 전문 학위 과정이 없고, 단 하나의 “법학박사” 혹은 “JD” 라는 학위만 있습니다.

물론 LLM 이라는 추가적인 학위 과정이 각 분야별로 있지만, 이는 전문성보다는 학술적인 성격이 강한 과정이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죠.

그렇다면 어떻게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변호사가 속한 로펌의 특성을 파악하세요.

물론 수백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대형펌(“Big Law”)의 경우는 대부분 “full service” 를 자처합니다. 즉 어떤 업무이든 전문가가 있다는 거죠. 혹 찾아간 변호사의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 전문가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찾아간 변호사가 누구인지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소 펌의 경우 부티크(“Boutique”)라고 하는 특정 분야 전문 펌들이 대부분 입니다. 이런 경우 회사 소개에 어떤 어떤 분야에 전문이라는 언급이 있기 마련입니다.

작은 펌의 경우 오히려 “General Practice” 즉 모든 분야를 다 수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family lawyer 같은 경우, 의료시스템에서 말하는 Primary Care Provider 처럼, 어떤 종류이든 법률 전문가로써 일단 대처를 해야하기에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하나의 변호사가 두가지 이상의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로펌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테면 작은 규모의 Commercial Law Firm 이라면 한명은 (1) 계약 협상, 서면 작성 및 리뷰를 전문으로 하고, 또 하나는 (2) 비즈니스 관련 민사소송, 다른 하나는 (3) 부동산 전문, 나머지는 (4) 노동법이나 보험 관련 등으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겪게 될 수 있는 다양한 법률 문제를 다루는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협업하게 됩니다.

이렇게 전문성을 가진 펌의 경우, 한 펌 내의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일하기 쉬운 이점이 있겠죠. 참고로, 만약 펌에 변호사가 10인 이하인데 금융, 건설, 지재권, 형사 등 수 많은 개별 분야의 전문 펌임을 자처한다면, 정말로 전문성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합니다.

다음으로 변호사 개인의 전문성을 확인하세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법률 분야에는 학위와 같이 쉬운 식별 수단이 없습니다. 따라서, 변호사의 경력과 함께 현재 해당 변호사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를 따져볼 수 밖에 없는데요.

경력은 그 동안 어떤 분야의 사건을 많이 다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하겠죠. 기간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큰 펌에서 큰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두 번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오히려 대형 펌에서는 쥬니어 변호사들은 서류 검토 등에만 수년간 집중하고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작은 회사를 운영한다면 오히려 작은 회사와의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찾아가는게 유리할 수 있겠죠.

하지만 경력이 다는 아닌데요. 법률 학위에 굳이 전문 분야를 나누어 두지 않은 이유는 어떤 분야이든 결국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기본적인 원리는 똑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해당 분야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점차 흐려지기 마련이고, 경험도 너무 오래되면 변화한 환경이나 법에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합니다. 반면에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모든 기억이 생생하고 다른 고객 업무와의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과거의 경력보다 현재의 고객 리스트 (client pool) 를 확인하는게 더 중요할 수 있죠.

따라서,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알아보는 동시에 현재 어떤 고객들과 어떤 일을 주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이민법, 상법 등의 종류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 이민법이라면 가족/취업 이민 케이스를 다뤘는지, 주로 개인 고객과 일하는지 아니면 법인/회사의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지, 주로 USCIS (이민국) 과의 업무를 진행했는지 아니면 immigration court (법원)에서 고객을 대변했는지 등 자세히 알아보시면 좋겠죠.

마지막으로 특수 분야 입니다.

미국에서는 특허 (“patent”) 의 경우, 미국 특허청 (USPTO) 에서 따로 시험을 포함한 선별과정을 통해 Patent Attorney (특허 변호사) 라는 특수 자격을 부여합니다. 미국의 변호사 자격 시험인 각 주의 state bar exam 외에 유일무이한 변호사 관련 자격 시험이죠.

따라서, personal injury lawyer 라든가 criminal lawyer 와 같이 이름 뿐인 타이틀과 달리 “Patent Attorney” 라는 명칭은 법적인 지위가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이 특허일을 한다고 patent attorney 라고 자칭할 수 없다는 거죠.

참고로 Patent Agent 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특허청의 시험 및 선발과정을 통과한 사람을 말합니다. Patent Agent 는 특허청과의 업무는 대리가 가능하지만, 주/연방 법원에서는 자격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꼭 기억하셔야 할 것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소통과 해당 건에 대한 관심입니다. 변호사가 아무리 경험이 많고 지식이 풍부하여도 고객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적절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결코 좋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경험의 가치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기에 항상 경력의 양과 질을 함께 고려하시고, 특히 최근의 경력을 더 관심있게 살피시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Youngsik Jeon, Esq.

시카고-켄트 로스쿨 법학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학사; 미국 조지아 & 일리노이 주 변호사; USPTO 등록 특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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