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체크 무늬는 특허인가요?

네이버 VIEW 에서 제목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버버리는 영국의 대표적 럭셔리 브랜드로 특유의 체크 무늬로 유명하죠.

The Burberry Check | Official Burberry®

말 그대로 “100년의 전통”을 가진 버버리의 트레이드 마크 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트레이드마크는 직역하면 “상표” 입니다.

참고로 특허권은 20여년이면 만료되므로 애초에 특허를 냈다고 하더라도 100년이 지난 지금은 무의미 하겠죠?

하지만 질문자가 정말로 원했던 답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흔히들 지적재산권을 “특허”라는 말로 뭉뜽그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아마도, 질문자가 정말 궁금하셨던 건 버버리 체크 무늬가 지적재산권법으로 보호 받고 있는지 여부일 겁니다.

답은 “YES” 입니다.

특허는 새로운 기술을 일정 기간 동안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가로 그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 반대급부가 있는데요. 참고로, 이 때문에 reverse engineering 이 불가능한 기술은 굳이 특허를 출원하지 않는 것이 상업적으로 유리하다고 봅니다.

반대로 상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고, 단지 그 상표를 통해 소비자가 인식하게 되는 브랜드/제조회사의 명성이나 신뢰도 때문에 그 가치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버버리 체크무늬를 무단으로 도용하게 되면, 단순히 아름다운 무늬를 베끼는게 아니라 흔히 말하는 짝퉁제품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버버리 체크무늬를 사용하되 결코 버버리 제품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필통에 해당 체크무늬를 사용하되 전면에 큰 글씨로 “모나미표 필통” 내지는 MONAMI® 라고 적어두면요?

이 경우는 상표 도용은 아닐 수 있겠지만, 해당 체크무늬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가 필통의 품질에 실망할 경우 체크무늬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되겠죠. 따라서 이런 경우도 지적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버버리 체크무늬는 항상 조심해야 할 패턴 중 하나입니다.

통상 유명한 상표일 수록 조금만 비슷해도 소비자에게는 혼동이 발생합니다. 특히 버버리 체크무늬의 독특한 빨강, 낙타색, 검정과 흰색 조합은 워낙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죠.

더구나 버버리는 상표권을 강력히 주장하는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2009-2017 기간에 손해배상액 기준으로 샤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상표권 소송을 승리했다고 합니다. (2017 Trademark Report by Lex Machina)

상표권의 침해 여부는 매우 주관적인 “소비자의 인식”이 핵심이 되므로, 큰 업체에서 소송을 걸면 작은 업체로서는 버티지 못하고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버버리의 승소의 대부분은 default judgment 즉, 재판까지 가지 않고 피고가 대응을 포기하여 자동으로 원고가 승리하게 되는 경우였다고 하네요.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