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비즈니스 – 직원 해고하기 101

미국의 at-will (자기의사) 고용 원칙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이에 따르면 직원을 해고할 때는 “특별한 사유가 필요없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따금 들려오는 부당해고소송 (unlawful termination lawsuit) 이나 차별금지소송 (employment discrimination lawsuit) 이야기를 들으면 섣불리 직원을 해고하기 겁나기도 합니다.

법률적으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 사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당해고소송이나 차별금지소송은 판결과 상관 없이 비즈니스에게 큰 시간적 비용적 손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해고 사유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남은 급여를 제때 지불하는 등 몇가지 주의점만 꼭 지키면, 고용주와 퇴사자 사이에 얼굴 붉힐 일 없이 고용관계를 잘 매듭짓고, 행여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1. 해고 사유를 문서화

인종적 차별이나 임신, 나이 등과 같이 부당한 사유로 해고를 한 고용주도 판사 앞에서는 당연히 “업무실적이 나빠서 해고했다” 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급조한 주관적 잣대는 당연히 법정에서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업무평가가 해고일 이전에 서면으로 작성되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됩니다.

스몰 비즈니스는 인사관리 담당자가 따로 있는 경우가 드물고, 사장님이 인사 관리부터 매니저/수퍼바이저 역할까지 겸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에, 해고 사유를 “신빙성 있는 기록”으로 만드는 노력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작은 업체도 신빙성이 있는 기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 매니저가 매월/분기 별로 직원 평가를 실시 후 보고 -> 제3자인 매니저가 증인이 됨
  •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에게 전달한 경고 노트/편지/이메일 -> 경고 사실이 객관화 되어 자료로 남음
  • 직원들간에 문제가 있을 때 타 직원이 작성 및 제출한 서면 -> 불만을 제기한 직원이 증인이 됨

그 외 일반적으로 해고사유에 뒷받침이 될 수 있는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소부터 꾸준히 직원별로 인사관리철을 만들어 관리해야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출퇴근 기록
  • 회사 내규 혹은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한 영상 기록
  • 회사내규 위반 사례에 대한 미팅 회의록
  • 구두 경고의 내용을 기록한 문서
  • (심각한 위반에 대한) 서면 경고
  • 문제가 되는 행동을 추적 기록한 일지
  • (해당 직원이 읽고 확인 서명한) 회사 내규 및 직원 지침
  • 직무 교육 및 결과에 대한 기록

정당한 해고 사유도 문서화를 게을리하면 부당해고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예1: 나이가 많다고 해고됐다?

기억력 감퇴로 업무 상 잦은 실수, 고객에게 보이는 고압적인 태도, 나이가 적은 상사에 대한 태도 불량 등은 정당한 해고사유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역을 문서화 해두지 않으면 해고 후 “나이에 대한 차별” 로 부당해고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예2: “투표 하고 왔는데요?”

전화 한통 없이 지각하거나 결근할 경우, 선거일에 투표를 했다는 핑계가 있더라도, 근무수칙 위반으로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수칙의 서면화 및 통보 사실에 대한 기록이 없으면, “참정권 행사에 대한 보복”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3: 성희롱 신고

직장 내 성희롱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고용주가 대응을 소홀히 하면, 나중에 해당 직원을 정당한 사유로 해고하고도 “성희롱 신고에 대한 보복” 해고로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성희롱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면 반드시 즉각적으로 조사 및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서면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예4: 직장 내 안전 문제 (OSHA)

직장내 안전 규정 및 OHSA 규정, 노동법 등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내 안전 수칙이 법규정보다 더 엄격하게 잘 지켜지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직원의 직무 태만 등에 따른 해고 시에 부당해고소송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5: 임신과 출산

일시적인 건강 문제와 마찬가지로 임신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시적인 건강 상의 이슈가 있을 때는 근무시간의 조절 및 재택 근무 등으로 직원이 계속 근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여건을 제공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차후에 다른 이유로 해고 시 문제가 없습니다.

2. 해고의 통지

정당한 해고 사유 및 근거를 확인했다면, 직원에게 해고 사실을 통보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해고 결정이 급작스러워 미처 준비가 안 됐다면, 내키지 않더라도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주어 집으로 돌려보내고 차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해고 통지문

해고는 직원의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비즈니스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해고 통지를 서면으로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다음의 정보를 포함한 문서를 발급하고 사본을 인사기록부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고용주와 직원의 이름 및 해고날짜
  • 퇴사 시 반납해야 할 열쇠나 기타 물품 및 장비의 목록
  • 최종 급여 및 미사용 PTO 정산 일자 및 지급 방법
  • 직장 내 의료보험 혜택이 있다면, 가입 종료일 및 COBRA 관련 서류
  • 고용 계약 상 퇴직금(severance)이 있다면, 퇴직금 정산 및 지급 방법

그 외 필요에 따라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 퇴사 시 제출해야 할 기밀유지계약서
  • 직원의 편의를 위한 실업 수당 관련 정보

해고 통지문에 해고사유를 포함하거나 구두로 설명하는 것은 오히려 해고 대상자의 분노나 언쟁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고 사유를 해고 대상자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다만, 해고 대상자로부터 공개 요구를 받으면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공개할 수 있습니다.

직원에게 통보

해고의 통보는 위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조용한 장소에서 꼭 필요한 인원만 참여시켜 진행합니다.

  • 장소는 대화 내용이 불필요한 타 인원에게 들리지 않도록 개인 사무실이나 회의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고용주와 해고 대상자 단 둘만의 대화는 이후 서로 말이 달라지기 쉬우므로, 해고 대상자의 상사나 인사관리 담당자 등이 참여합니다.

해고 통보 시에는 (1) 해고 통지문의 내용을 설명하고, (2) 해고 통지문 및 기타 서류를 전달한 후, (3) 대상자가 감정을 추스리고 떠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종 급여를 해고 통보 시에 바로 지급하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사후 처리

타 직원들에게 해고 사실을 알리되, 불필요한 설명을 추가하지 않습니다. 해고된 직원에 대한 비방이나 악의적인 행동은 절대 삼가합니다.

해고된 직원의 직무와 책임을 누가 인계할지 정하고, 의사 결정 및 조직 구성에 변화가 있으면 이를 공지합니다.

퇴사자의 업무 공간 및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업무 이메일 계정이나 프로그램 로그인을 비롯 각종 열쇠, 카드, 신용카드, 회사 전화, 랩탑 등을 회수합니다.

끝으로

해고 통지문은 기록으로 남는 것 외에 해고 통보 시에 불필요한 언쟁을 예방하는 역할도 합니다. 번거롭고 형식적인 절차로 치부하지 마시고 꼭 시간을 들여서 준비하세요. “Termination letter template” 검색하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서식이 많이 있습니다.

해고 대상자가 현 직장에서는 형편 없는 직원이여도 가정이나 다른 환경에서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분쟁의 불씨를 만들거나 남기는 일 없이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원만하게 해고 진행하시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Youngsik Jeon, Esq.

시카고-켄트 로스쿨 법학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학사; 미국 조지아 & 일리노이 주 변호사; USPTO 등록 특허변호사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